[환경포커스=서울] 버려지던 폐냉매를 회수해 다시 사용하는 ‘냉매 전주기 관리체계’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단순 폐기 중심에서 벗어나 회수·재생·재사용까지 연결하는 순환경제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불소계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새로운 단계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5월 12일 서울 용산구 공유와공감 회의실에서 ‘냉매 전주기 관리체계 구축 시범사업’ 착수보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에어컨·냉동기 등 냉매사용기기에서 발생하는 폐냉매를 회수한 뒤 재생 과정을 거쳐 다시 사용하는 체계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효과와 함께 냉매 순환경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냉매로 널리 사용되는 수소불화탄소(HFCs)는 과거 오존층파괴물질인 염화불화탄소(CFCs)와 수소염화불화탄소(HCFCs)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매우 높아 국제사회에서도 감축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
기후부에 따르면 수소불화탄소의 지구온난화지수는 이산화탄소 대비 최대 1만2400배 수준에 달한다. 특히 냉매를 회수하지 않은 채 폐기하거나 유지보수 과정에서 누출될 경우 대기 중에 그대로 방출돼 기후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은 20RT 이상의 대형 냉동·냉방기기에 대해서만 냉매 회수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시범사업에는 충청남도와 서울교통공사 등이 참여해 법적 관리대상이 아닌 중·소형 기기까지 회수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는 냉매를 담는 용기 관리체계도 함께 강화한다. 그동안 별도 규정 없이 방치되던 사용 완료 용기에 남아 있는 잔여냉매를 제조·수입업체가 직접 회수하도록 하고, 회수된 폐냉매는 정제 과정을 거쳐 재생냉매로 재사용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폐냉매에서 수분과 오염물질 등을 제거해 신품 수준 품질을 확보한 재생냉매를 다시 유통함으로써 ‘냉매 사용-회수-재생’으로 이어지는 순환경제 모델을 정착시키겠다는 점이 이번 사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정부는 향후 이러한 내용을 담은 ‘냉매관리법(가칭)’ 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실제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한 사전 단계 성격도 갖는다.
김진식 기후에너지환경부 대기환경국장은 “수소불화탄소 냉매는 한번 충전되면 15년 이상 장기적으로 누출될 수 있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향후 제도가 현장에서 혼선 없이 정착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충실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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