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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토양

[르 포] 물 위에 핀 태극기…임하댐 수상태양광의 진짜 의미는 ‘주민 참여’

-33개 마을·4천여 명 참여…20년간 222억 지역 환원
-수력 송전망 공유한 ‘교차발전’으로 계통 문제도 해소

 

[환경포커스=안동] 경북 안동시 임하면.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도착한 임하댐 수면 위에는 예상치 못한 풍경이 펼쳐진다. 잔잔한 물 위로 거대한 태극기와 무궁화 형상의 태양광 모듈이 떠 있다. 단순한 발전시설이라기보다 하나의 상징물에 가깝다.

 

국내 최대 규모 수상태양광 중 하나인 임하댐 수상태양광은 총 설비용량 47.2MW 규모다. 축구장 약 74개에 달하는 52만㎡ 수면 위에 총 16개 블록, 8만7480개의 태양광 모듈이 설치됐다. 연간 발전량은 약 6만1670MWh로 약 2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더 주목받는 것은 규모보다 ‘방식’이다. 임하댐 수상태양광은 국내 1호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다. 경상북도와 안동시가 주도하고,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이 공동 시행했다. 특히 발전 수익 일부를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구조를 도입해 기존 재생에너지 사업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현장 관계자는 “반경 1km 이내 33개 마을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약 4300명이 혜택 대상”이라며 “20년간 총 222억 원 규모의 지원이 지역에 돌아가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 참여 방식도 현실적인 고민 끝에 만들어졌다.  초기에는 주민 직접 투자 방식이 논의됐지만 고령층 비중이 높고 개인별 투자 여력이 달랐다. 결국 마을별 법인을 설립해 주민 참여 구조를 만들고, 수익을 장기간 나눠 지급하는 형태로 방향을 잡았다.

 

관계자는 “주민 입장에서는 ‘222억’이라는 숫자가 크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수천 명이 장기간 나눠 받는 구조”라며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임하댐 사업의 또 다른 특징은 ‘교차발전’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태양광 발전사업은 송전망 확보가 가장 큰 난관이다. 특히 경북 지역은 이미 전력계통 포화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임하댐은 기존 수력발전소 송전망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낮에는 태양광 전기를, 밤에는 수력발전 전기를 같은 송전망으로 보내는 구조다.

 

현장 관계자는 “전력계통 문제로 공사가 한때 중단되기도 했지만 수력과 태양광 운전 데이터를 분석해 낮·밤 교차운영 모델을 설득했다”며 “송전선로를 새로 건설하지 않고 기존 설비 활용도를 높인 국내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전국 곳곳에서 반복되는 송전선로 갈등과도 맞닿아 있다. 신규 송전망 건설은 주민 반발과 환경 훼손 문제로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임하댐은 기존 수력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추가 갈등을 줄였다는 점에서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수상태양광 자체의 장점도 있다. 산지를 깎지 않고 수면을 활용하기 때문에 산림 훼손 부담이 적고, 수면 냉각 효과로 발전 효율도 높다. 일부 구간에서는 녹조 저감과 증발량 감소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임하댐 수상태양광은 밤이 되면 조명이 켜지며 태극기 형상이 물 위에 떠오른다. 관계자는 “야간에는 태극기가 펄럭이는 느낌으로 경관 조명을 연출했다”며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새로운 볼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수가 된 시대. 그러나 단순히 발전량만 늘린다고 지역 수용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임하댐 수상태양광은 주민이 반대 대상이 아니라 사업의 참여자이자 수익 공유 주체가 될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있었다. 물 위에 떠 있는 태극기와 무궁화는 단순한 경관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가는 에너지 전환의 가능성을 상징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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