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포커스=세종] 해외 유명 브랜드를 모방한 가짜 공기청정기 필터가 대량으로 국내에 유통된 사실이 적발됐다. 일부 제품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유해화학물질까지 검출돼 소비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세청 인천공항세관은 해외 유명 브랜드의 공기청정기 필터 등을 위조한 제품 6만9천여 점(정품 시가 약 70억 원 상당)을 중국에서 밀수입해 국내에 유통한 조직을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총책 A씨는 관세법 및 상표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됐으며, 해외 공급책은 지명수배됐다.
수사 결과 이들은 세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상표가 없는 포장 상태로 제품을 들여온 뒤 국내 창고에서 정품 포장으로 다시 포장하는 이른바 '박스갈이'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여러 명의 개인과 사업자 명의를 이용해 자가사용 물품이나 견본품인 것처럼 위장 수입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회피했다.
판매 방식도 치밀했다.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정품으로 광고하면서도 소비자가 의심하지 않도록 정품 가격의 80~90% 수준에 판매했고, 판매 계정이 차단될 경우를 대비해 다수의 판매 계정을 운영하며 불법 유통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관세청이 압수한 가짜 필터를 시험·검사한 결과 일부 모델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검출됐다. 이들 물질은 노출 시 호흡기와 피부, 눈 등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해당 제품을 안전기준 위반 제품으로 판단하고 수입·판매 금지와 회수명령, 유통 차단 등의 행정조치를 실시했다. 온라인 플랫폼에는 구매자에게 사용 중단과 회수 방법을 안내하도록 요청했으며, 판매자를 통한 회수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기청정기 필터 등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안전성 점검과 불법 수입제품에 대한 단속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소비자가 외형만으로는 정품과 위조품을 구분하기 어려운 만큼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이나 출처가 불분명한 제품 구매를 자제하고, 공식 판매처를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위조상품의 밀수와 유통은 상표권 침해를 넘어 국민의 건강과 안전까지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불법 유통 사례를 발견할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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