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포커스=대구] 약 70년 동안 불법 기도터로 이용되며 훼손됐던 팔공산국립공원 계곡이 불법시설물 철거와 원상복원을 거쳐 야생동물의 생태공간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팔공산국립공원 도학동 계곡 일원의 불법시설물을 철거하고 원상복원한 결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담비와 참매를 비롯한 다양한 야생동물이 계곡을 이용하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해당 지역은 대구 동구 도학동 일원에 위치한 기생바위 기도터와 도학동 기도터 등 2곳이다. 국립공원 지정 이전인 1960~1970년대부터 무속행위를 위한 기도터가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약 70년 동안 이용돼 왔다.
이곳에는 그늘막과 가설건축물, 철교량, 촛불함, 제단 등 모두 92개의 불법시설물이 설치돼 있었다.
팔공산국립공원사무소는 관계기관과 협력해 점유자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하는 한편 원상회복 명령과 행정대집행 계고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기도터 철거를 둘러싼 집회와 시위도 있었지만 지난 5월 점유자 2명의 퇴거와 공작물 자진철거가 이뤄졌다.
이후 불법시설물을 철거하면서 폐콘크리트 등 폐기물 약 356톤을 처리했다. 제단 등에 사용하기 위해 외부로 옮겨졌던 자연석도 다시 계곡으로 돌려놓는 등 훼손된 지형을 자연에 가까운 상태로 복원했다.
변화는 복원 이후 나타났다.
국립공원공단이 6월 초부터 8월 초까지 무인센서카메라를 이용해 복원지역 생태계를 관찰한 결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담비와 참매가 계곡을 이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담비와 너구리, 노루 등 포유류 6종과 참매, 노랑할미새, 호랑지빠귀 등 조류 11종을 포함해 모두 17종의 야생동물이 계곡을 이동하거나 휴식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수십 년 동안 이어진 불법시설물을 걷어내고 사람의 간섭이 감소하면서 훼손됐던 계곡이 다시 야생동물이 이용하는 생태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국립공원공단은 복원에 그치지 않고 불법행위의 재발을 막기 위한 사후관리도 이어간다. 계곡 진입부에 인체 움직임을 감지해 안내방송을 내보내는 무인계도시스템을 설치했으며, 해당 지역을 정기 순찰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무인센서카메라를 통한 생태 관측도 지속해 야생생물의 이용 현황과 복원 이후 생태계 변화를 살펴볼 계획이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불법시설물을 철거하고 훼손된 계곡을 자연에 돌려준 결과, 담비와 참매 등 다양한 야생동물의 이용이 확인됐다”며 “앞으로도 국립공원의 훼손지를 복원하고 자연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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