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거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 “행동은 지금 시작돼야”

  • 등록 2025.06.08 22: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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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회 세계 환경의 날, 제주에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 국제 협력과 행동 촉구
-한국은 세계 수준 깨끗한 물 공급 돼 ‘왜 플라스틱 병물 사야 하는지 고민해야’

[환경포커스=제주] 제53회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대한민국 제주도에서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이번 행사는 유엔 환경계획(UNEP)과 대한민국 정부, 제주특별자치도 등이 공동으로 마련해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 협력과 행동 촉구에 초점을 맞췄다.

 

행사 참석차 제주를 찾은 잉거 안데르센(Ingger Andersen) UNEP 사무총장은 환경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아름다운 제주에서 세계 환경의 날을 맞이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이번 행사를 유치해준 제주도민과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잉거 사무총장은 세계 환경의 날의 의미에 대해 “1972년 스톡홀름 회의를 계기로 UNEP가 창설되었고, 올해로 53번째 생일을 맞이했다”며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오랜 노력과 앞으로의 책임을 되새기는 뜻깊은 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에서의 특별한 만남도 소개했다. “지난 50년간 해녀로 활동해온 양 해녀님을 만나 해양 생물 감소, 수산물 자원 감소, 플라스틱 오염 증가 등 바다의 변화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현장에서 들은 이러한 경험들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더욱 절실히 체감하게 한다”고 말했다.

 

최근 UNEP가 주도하는 국제 플라스틱 오염 종식 협약(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 INC-5) 논의 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공식 협상은 느리지만, 비공식적으로는 활발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방콕 회의, 나이로비 고위급 회담, 그리고 오는 8월 8~13일 장관급 협상이 매우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릴 세계 환경의 날 주제가 ‘기후변화’임을 언급하며 그는 “기후변화는 과학적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실존하는 위협이며 전 세계가 이미 자연재해를 통해 그 피해를 직접 목격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이어 “넷제로 달성을 위한 비용은 클 수 있지만, 행동하지 않아 발생할 피해는 훨씬 더 크다”며 즉각적이고 강력한 대응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국내 경기 둔화와 고용불안 상황 속에서 기후정책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UNEP은 ‘스마트 인베스트먼트’를 권장한다”며 “보조금과 세제 혜택으로 시민들이 친환경 선택을 쉽게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전기차 보급 확대, 에너지 효율 건물 설계, 재생에너지 투자는 친환경 정책임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플라스틱 생산 감축과 재활용 문제와 관련해 그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리필 시스템이나 건조제품 도입 등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한국의 기술력과 정책적 유연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기업과의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잉거 사무총장은 한국의 깨끗한 수돗물 시스템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은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수돗물만 틀어도 세계적인 수준의 깨끗한 물이 공급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플라스틱 생수병을 사야 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모든 국가가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받는 것은 아니다. 제가 거주하는 케냐에서는 수돗물을 마실 수 없어 필터를 설치해야 한다. 국가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그만큼 플라스틱 소비 감축을 위한 맞춤형 접근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환경 ODA 확대 기대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환경 ODA 확대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녹색기후기금(GCF) 등 국제 금융 메커니즘의 핵심 회원국으로서 재원 활용과 개도국 환경 협력에 충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개발 경험이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하는 데 실질적이고 유용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는 “세계가 함께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국제 협력과 공동 행동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신미령 기자 ecofocu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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