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포커스=시카고] 세계 최대 물산업 전시회인 WEFTEC 2025의 한복판에서,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물관리의 미래를 논의했다. 한국물산업협의회(KWP)과 미국수자원재단(WRF)이 공동 주관한 제9차 한·미 혁신포럼 ISC 회의가 9월 30일(현지 시간) 시카고 맥코믹 플레이스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회의에는 제프 모엘러 WRF 의장, 글렌 다이거 미시간대 교수, 멜리사 미커 The Water Tower 대표 등 미국 전문가들과, 김성표 고려대 교수(ISC 공동의장), 심유섭 KWP 사무국장, 유명수 한국상하수도협회 상근 부회장, K-water, 대구시 등 한국의 산·학·관 대표 인사들이 참여해 물산업 혁신을 주제로 심도 깊은 토론을 이어갔다.
김영선 국회 더불어민주당 환경수석전문은 인사말에서 한국의 정책적 변화를 소개하며 “한국 국회에서는 물과 기후, 에너지를 통합적으로 다루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환경부가 ‘기후에너지환경부’로 확대 개편되었는데, 이는 물관리 정책도 기후·에너지와 함께 묶여가는 큰 전환점”이라며, “한국의 변화가 한·미 협력 의제와도 맞닿아 있다”고 전문인으로 비전을 담아 설명했다.
AI가 이끄는 물관리 혁신
포럼의 핵심 화두는 단연 AI 기반 디지털 혁신이었다. 미국 측에서는 “AI의 급격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실제 운영자에게 닿는 기술은 아직 부족하다”며,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AI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글렌 다이거 교수는 “데이터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운영자의 경험과 결합된 하이브리드 모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 측에서도 AI를 접목한 수처리 운영 사례가 공유되었다. 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데이터 표준화와 현장 운영자 중심의 시스템 설계가 핵심”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국내 3개 기업, 기술 발표로 주목
이번 회의의 백미는 한국 혁신기업들의 발표였다. 국내 3개 기업이 AI·센서·배관 모니터링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제시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윈텍글로비스(WINTECH Globis)는 활성탄 재생 기술을 선보였다. 건식 증기를 활용해 활성탄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기존 대비 CO₂ 배출을 약 27%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회사는 미국 오하이오에 재생센터 설립을 추진하며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더웨이브톡(The Wave Talk)은 반도체 기반의 초정밀 수질 센서를 발표했다. 기존 탁도계 대비 유지·보수 부담을 줄이고, 실시간으로 미세 입자와 세균까지 탐지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LG, SK, 네이버 등 국내 대기업 투자도 유치했으며, 한국 환경부 인증 기술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룸테크(EROOM Tech)는 AI 기반 배관 모니터링 및 시뮬레이션 기술을 선보였다. 파이프라인 내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클라우드 기반으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어, 자산관리 및 투자 의사결정에 활용 가능하다. 특히 보안 강화를 위해 자체 클라우드를 구축한 점도 강조되었다.
글로벌 협력의 교두보
포럼에 참여한 양국 전문가들은 “AI와 PFAS 대응은 글로벌 물산업의 양대 과제”라며, 기술 협력과 규제 대응 전략을 공유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도전은 ‘데이터와 AI를 통한 물관리 혁신’이라는 글로벌 대세에 맞닿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회의는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산업과 정책, 연구가 만나는 협력의 장이 되었으며,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