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포커스=국회] 4일, 전례 없는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강릉 지역의 해법을 찾기 위해 열린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국회 물포럼 회장이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한정애 의원이 ‘지하 유출수’ 활용 방안을 핵심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 의원은 “기후위기로 한정된 수원에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버려지고 있는 깨끗한 지하 유출수를 적극 활용해 강릉의 먹는 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수원으로는 한계…다양한 수원 확보 절실
한정애 의원은 “과거에는 한 곳의 수자원으로 먹는 물, 공업용수, 농업용수를 모두 해결했지만, 이제는 그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며 수원 다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기후위기로 인해 극한 가뭄과 집중호우가 빈번해지는 현실 속에서 “앞으로는 어느 한 수원만으로 모든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며, 다양한 수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릉은 현재 가뭄으로 인해 일부 저수지와 하천의 수위가 급격히 낮아진 상태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물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지역에는 물이 넘치고 어떤 지역은 마르는 불균형이 문제”라며, 지자체 간 갈등을 조정하고 물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버려지는 ‘깨끗한 물’, 지하 유출수에 주목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지하 유출수 활용 방안이다. 최근 강릉까지 KTX 라인이 연결되면서 철도 공사 과정에서 상당량의 지하수가 발생하고 있다. 이 지하 유출수는 수질이 뛰어나지만 현재는 그대로 방류되고 있다.
한 의원은 “지금은 그냥 버려지고 있는 지하 유출수를 모아 강릉으로 보내는 도수로를 구축한다면, 생각보다 빠르게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이 지하 유출수는 강릉에서 새로운 수원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며,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공급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수 재이용으로 먹는 물 절약
한 의원은 하수 재이용도 또 다른 핵심 대안으로 꼽았다. 현재 강릉에서 사용된 물은 하수처리 후 그대로 방류되고 있지만, 이를 재이용한다면 먹는 물의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는 “화장실, 청소, 세탁 등 음용이 필요 없는 부분에서 재활용수를 사용한다면, 실제 먹는 물이나 농업용수를 아낄 수 있다”며 “수원 부족 문제의 상당 부분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 협력과 정책 지원 필요
지하 유출수 도수로 구축, 하수 재이용 설비 확충 등 다양한 사업이 빠르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예산 확보와 지자체 협력이 필수적이다.
한 의원은 “이번 예산 복귀 과정에서 강릉시와 강원도가 마음을 모아 함께 협의한다면, 강릉 시민들께 빠른 시일 내에 물 부족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후위기 시대에는 과거의 방식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며, 중앙정부·지자체·국민이 함께 힘을 모아 물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숨은 자원을 살려내는 물관리 혁신
강릉의 물 부족 문제는 단순히 수량의 부족이 아니라, 수원의 활용 방식과 관리 체계의 한계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특히 지금까지 버려졌던 지하 유출수를 새로운 수원으로 전환하고, 하수 재이용을 통해 먹는 물 사용을 최소화한다면, 강릉의 위기를 단기간에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의원의 발언은 단순한 제안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나라 전체가 직면할 기후위기 시대의 물관리 방향을 제시한다.
이제는 기존의 틀을 넘어, 숨은 자원을 살려내는 혁신적 물관리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