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멈춘 산업현장, ‘국민성장펀드’가 첫 삽을 떴다

  • 등록 2026.02.02 08: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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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첨단산업 전력수요 대응… 신안우이 해상풍력에 3.4조 장기자금 공급
-‘바람소득’ 주민공유 모델까지… 생산적 금융이 산업전환의 마중물이 될까

[환경포커스=세종] 요즘 기업들은 “사업은 있는데 돈이 없다”고 말한다. 기술은 준비돼 있지만 금리는 높고, 투자심리는 얼어붙었다. 특히 대규모 설비투자와 장기 인프라가 필요한 산업현장에서는 자금조달이 곧 성장의 병목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생산적 금융’이라는 이름으로 산업현장에 본격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금융위원회는 1월 29일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를 열고, 전남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대해 첨단전략산업기금 7,500억 원 규모의 장기대출 자금 공급을 결정했다. 이번 사업은 총 3.4조 원 규모로, 국민성장펀드가 발표한 1차 ‘7건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첫 승인 사례다.

 

정부는 이번 투입이 단순한 개별 사업 지원이 아니라, 투자 위축 국면에서 민간이 선뜻 들어오지 못하는 고위험·장기·대규모 영역에 정책금융이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신호라고 강조한다.

 

‘7건 메가프로젝트’… AI·반도체·재생에너지 산업을 묶다

국민성장펀드의 1차 메가프로젝트는 해상풍력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 정부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국산 역량을 키우기 위한 ‘K-엔비디아 육성’, 국가 AI컴퓨팅 센터 구축,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전력반도체 공장, 이차전지 소재공장 등 첨단전략산업 전반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었다.

 

이들 프로젝트는 각각 독립된 사업이면서도 서로 연결돼 시너지를 낸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고, 그 전력 인프라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산업생태계가 완성된다는 구조다.

 

결국 이번 해상풍력 지원은 ‘전력 생산’이 아니라, 지방 첨단산업단지의 성장 기반을 만드는 산업 인프라 투자로 해석된다.

1차 메가프로젝트 개요 사업별 개요 및 산업적 의미 별첨

구분

제목

지원방식

성격

프로젝트 규모
(변경가능)

지역

1

K-엔비디아 육성

직접투자

혁신기업 지원

1.0조원+@

수도권

2

국가 AI컴퓨팅 센터

인프라투융자

인프라

2.0조원

지방

3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

인프라투융자

인프라

3.4조원

지방

4

첨단 AI반도체 파운드리

저리대출

대기업

8.8조원

수도권

5

반도체 에너지인프라

인프라투융자

인프라

3.3조원

수도권

6

이차전지 소재공장

저리대출

중견

0.12조원

지방

7

차세대 전력반도체

저리대출

대기업

1.5조원

지방

국민성장펀드 참여규모는 미정(신안우이 해상풍력건은 기금 0.75조원 포함 3.4조원)

 

신안우이 해상풍력… 390MW, 36만 가구 전력 규모

이번에 승인된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전남 신안군 우이도 남측 해상에 발전용량 390MW 규모의 대형 해상풍력 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사업이다. 이는 약 36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 수준이며,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 전력수요(270MW)를 상회하는 규모로 평가된다.

 

정부는 2035년까지 해상풍력 설비용량을 25GW로 확대하고 발전단가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번 사업은 그 첫 실행 사례로 꼽힌다. 국민성장펀드는 18~19년 만기의 장기대출 방식으로 참여해 사업의 재무적 안정성을 높이고, 민간 금융기관의 추가 참여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산 공급망 97%”… 해상풍력이 조선·케이블 산업과 만난다

이번 사업의 또 다른 의미는 ‘순수 국내자본’으로 추진되는 최초의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이라는 점이다. 풍력터빈을 제외한 하부구조물, 해저케이블, 변전소, 설치선박 등 대부분 기자재에 국산 제품이 활용되며, 국산화율은 97%에 달한다.

 

특히 국내 조선사 한화오션은 이번 사업을 위해 8천억 원 규모의 터빈 설치선을 신규 건조해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 발전사업을 넘어 조선·기자재·설치·운영까지 전주기 산업생태계의 성장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이런 ‘연쇄 산업효과’가 투자정책의 핵심이 된다.

 

주민과 수익을 공유하는 ‘바람소득’ 모델

신안우이 프로젝트는 지역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주민참여형 구조로 설계됐다. 주민참여대출과 투자를 통해 발전수익 일부를 지역주민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연간 약 250억 원 규모의 추가수익이 지역경제로 환류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된다.

 

재생에너지 사업이 단순히 외부 자본의 수익사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소득 기반을 만드는 ‘바람소득’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국민성장펀드는 “민간이 섣불리 투자하지 못했던 영역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정책금융이 후순위 손실흡수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민간투자 리스크를 분담하고, 더 많은 자금이 산업현장으로 흘러가게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어려움은 결국 ‘불확실성’과 ‘자금조달 비용’이다. 정부가 이번 첫 승인을 통해 보여준 것은, 산업전환의 속도를 좌우하는 것은 기술만이 아니라 금융과 인프라라는 점이다.

 

신안우이 해상풍력은 국민성장펀드가 산업현장에 본격 투입되는 첫 사례로서, 앞으로 메가프로젝트들이 실제 기업 성장과 지역균형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사업구조도 】

 

키워드:국민성장펀드, 메가프로젝트 7건, 신안우이 해상풍력, 지방 첨단전략산업, 산업용 전력인프라, 장기대출 7,500억, 재생에너지 투자, 조선 케이블 공급망, 바람소득 주민참여, 탄소중립 산업전환

 
신미령 기자 ecofocu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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