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포커스=부산] 부산시립박물관(이하 부산박물관)은 18일 오후 2시 고촌리 고분군 발굴조사 현장(기장군 철마면 고촌리 산36)에서 「고촌리 고분군 3차 발굴조사」 현장공개설명회를 개최한다고 전했다.
이번 현장공개설명회는 부산박물관이 진행한 「고촌리 고분군 3차 발굴조사」 성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고촌리 고분군은 기장군 철마면에 있는 삼국시대 고분 유적으로, 운봉산(해발 258.5m) 동쪽 끝, 실로암공원으로 올라가는 도로와 고촌 신도시 사이에 있는 구릉이다.
1960년대 후반 부산 동래고등학교 향토반 학생들에 의해 처음으로 알려졌으며, 여러 차례의 지표조사를 통해 1990년대 학계에 4세기 후반에서 6세기 후반까지 연속적으로 축조된 삼국시대 고분군일 것이라 보고됐다.
2021년 부산박물관에 의해 처음으로 정식 발굴조사가 이뤄졌으며, 400년 전후 가야고분군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후 연차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고촌리 고분군의 역사성과 가치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3차 발굴조사는 국가유산청의 ‘2024년 역사문화권 중요 유적 발굴조사’ 국고보조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국비를 지원받아 진행하고 있다.
3차 발굴조사에서 부산박물관은 500제곱미터(㎡)라는 좁은 조사구역 안에 여러 형태의 무덤이 밀집해 축조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목곽묘(木槨墓, 덧널무덤) 13기, 석곽묘(石槨墓, 돌덧널무덤) 9기, 소형 석곽묘 9기, 옹관묘(독무덤) 3기, 토광묘(움무덤) 1기 등 35기의 무덤을 발견했다.
이와 함께, 무덤 축조과정에서 이뤄진 다양한 장송 의례 흔적을 찾아냈다. 무덤 내부에서는 고배(高杯, 굽다리접시)의 다리 부분을 제거하거나, 잔의 손잡이를 파쇄하는 등 여러 종류의 훼기(毁器)행위가 확인됐다.
목곽묘에서는 무덤 구덩이와 목곽(덧널) 사이를 채운 흙 위에 철도끼가 놓여 있었다. 소형 석곽묘에서는 내부 벽면을 붉게 칠한 흔적이 발견됐다. 붉은색은 고대부터 벽사와 생명의 상징이었다. 벽면에 붉은 칠을 한 행위는 죽은 자의 유해와 영혼을 보호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부산박물관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삼국시대의 가야 사회가 지녔던 제사 관념의 연구 측면에서 중요한 자료를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18일 오전 10시에는 고촌리 고분군의 성과를 검토하기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가 발굴조사 현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정은우 관장은 “지속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고촌리 집단이 대규모 무덤군을 축조할 수 있는 강소(强小)세력이었음을 확인하는 등 고촌리 고분군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를 밝힐 수 있게 돼 기쁘다”라며, “고촌리 고분군이 지역의 고고학 역사가 밝혀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체험할 수 있는 역사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가 크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