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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수질대책, ‘점’에서 ‘면’으로

-총인 82%의 출처를 향한 첫 종합 설계… 수질관리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농경지·가축분뇨·도시 유출까지 포괄한 대책, 먹는물로 이어질 다음 단계는

 

[환경포커스=세종] 낙동강은 1,300만 영남권 주민의 생명선이다. 그러나 이 강은 오랫동안 ‘관리되고 있음에도 불안한 물’이라는 이중적 평가를 받아왔다. 하수처리장은 늘어났고, 방류수 기준은 강화됐지만, 여름이면 녹조는 반복됐고 수질사고의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정부가 2월 말 내놓은 ‘낙동강 수질개선 대책’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지난 30년간 점오염원 중심의 투자와 규제로 일정 수준의 수질 개선 성과를 거뒀지만, 더 이상의 개선은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번 대책이 이전과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는 처음으로 낙동강 문제의 핵심을 비점오염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총인의 82%, 이제는 피할 수 없는 비점오염

낙동강 녹조의 직접적 원인은 총인이다. 하루 약 12톤의 총인이 낙동강 수계로 유입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0% 이상이 농경지, 가축분뇨, 토지 유출 등 비점오염원에서 발생한다. 반면 하수처리장과 산업시설 등 점오염원은 이미 하수도 보급률 95%를 넘어서며 투자 효과가 한계에 도달했다.

 

정부 스스로도 “총인 배출부하량 저감률은 점오염원이 67%인 반면, 비점오염원은 3%에 불과했다”고 인정한다. 이번 대책은 이 불균형을 바로잡겠다는 선언이다. 녹조를 ‘발생하면 제거하는 문제’가 아니라, ‘발생하지 않게 만드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접근이다.

 

관리의 대상이 된 ‘그동안 손대지 못한 영역’

이번 대책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비점오염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됐다는 점이다. 농경지에 과다 살포되는 퇴·액비, 비료 성분이 씻겨 내려가는 논밭, 관리 기준조차 없던 야적퇴비, 그리고 그동안 통계에도 제대로 잡히지 않았던 불명오염원이 정책 문서에 공식 등장했다.

 

가축분뇨는 더 이상 ‘처리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 전환의 대상’이 됐다. 권장량을 초과하는 퇴·액비는 농지에 뿌리는 대신 고체연료나 바이오가스로 전환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제도 개선과 인허가 간소화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수질관리와 기후정책을 동시에 고려한 선택이기도 하다.

 

농경지 관리 역시 단순한 권고를 넘어선다. 작물 재배에 필요한 적정 비료량을 산출하기 위해 토양의 양분상태를 분석하는 토양검정(土壤檢定)을 확대해 적정 시비를 유도하고, 작물의 생육 기간에 맞추어 비료 성분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된 완효성(緩效性) 비료와 물꼬 조절 장치 등 최적관리기법을 확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출되는 양분은 비점오염저감시설을 통해 집약 처리하겠다는 3단계 관리 체계가 제시됐다.

 

예산이 보여주는 정책의 방향

이번 대책이 선언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예산 구조에서도 확인된다. 2026년 기준 낙동강 수질개선 비점 관련 사업 예산은 약 3천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농경지 비점오염 저감시설과 도심 비점(LID) 사업에 배정됐다. 하수처리장 중심의 전통적 투자 구조에서 벗어나, 실제 오염이 발생하는 공간으로 재원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비점오염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미뤄져 왔던 영역에 정부가 처음으로 본격적인 재정 투입을 시작했다는 의미다. 정책의 무게중심이 분명히 이동하고 있다.

 

수질은 설명됐지만, 먹는물은 남았다

그럼에도 이번 대책이 모든 질문에 답하는 것은 아니다. 브리핑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것은 ‘먹는물’에 대한 문제였다. 취수원 다변화, 정수 고도화, 복류수·강변여과수의 안전성 등 주민들이 체감하는 불안은 여전히 공급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해 명확한 선을 긋는다. 이번 대책은 ‘본류 수질 개선’에 초점을 둔 것이며, 취수원 전환과 정수 체계 개선은 별도의 정책 트랙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논리적으로는 일관되다. 수질이 안정돼야 먹는물도 안전해진다는 전제다.

 

그러나 정책은 논리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주민의 불안은 수질 지표가 아니라 수돗물 한 컵에서 시작된다. 본류 수질 개선 이후, 그 변화가 언제 어떤 경로로 먹는물 안전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이번 낙동강 수질개선 대책은 분명 이전과 다르다. 정부는 가장 복잡하고 정치적으로도 부담이 큰 비점오염 문제를 정책의 중심에 올려놓았다. 관리의 사각지대였던 영역을 문서로 끌어내고, 예산과 제도로 접근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연결이다. 비점오염 관리라는 구조적 변화가 취수와 정수, 그리고 주민의 신뢰로 이어지는 경로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다. 낙동강 정책은 다시 한번, 물의 흐름이 아니라 신뢰의 흐름을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키워드:낙동강 수질개선 대책, 비점오염 관리, 총인 저감, 농경지 오염, 가축분뇨 에너지화, 도시 비점오염, 녹조 원인, 영남권 식수원, 먹는물 안전, 환경부 수질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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