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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지우는 연습, 업사이클링은 이렇게 시작

-종이팩을 헹구고, 말리고, 접는 일상 속에서 순환경제 현실이 완성
-김은아 한국업사이클링공예협회 회장이 말하는 현장형 업사이클링

 

[환경포커스=서울] 지난 2월 6일, 회기동의 한 골목 안쪽에 자리한 작은 사무실에서 김은아 한국업사이클링공예협회 회장을 만났다. 사무실이라고 하기엔 소박했고, 작업실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생활에 가까운 공간이었다. 종이팩, 우유팩, 폐비닐, 오래된 작업복, 아이들이 만든 공예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었다.

 

이곳에서 업사이클링은 전시용 개념도, 이벤트성 캠페인도 아니었다. 매일 반복되는 생활이자, 지역을 움직이는 방식이었다.

 

“저희는 가급적 ‘쓰레기’라는 말을 쓰지 않으려고 해요. 쓰레기가 아니라 아직 자원이 되지 못한 상태일 뿐이니까요.” 김 회장의 이 한 문장은 업사이클링을 바라보는 그 태도를 단번에 설명한다. 그는 분명 작은 거인이었다.

 

버리는 사람이 아니라, 관리하는 사람이 되도록

김은아 회장이 이끄는 한국업사이클링공예협회의 활동은 ‘공예’라는 단어로는 다 담기 어렵다. 협회는 동대문구 자원순환정거장을 중심으로 주민센터, 카페, 어린이집, 경로당, 대학, 기업까지 연결하는 생활 기반 자원순환 구조를 직접 설계하고 운영하고 있다.

 

현재 동대문구에는 공공·민간을 포함해 약 100곳에 가까운 자원순환 거점이 운영 중이다. 시민들은 종이팩을 헹구고, 말리고, 접어 배출한다. 수거된 자원은 다시 한 번 현장에서 검수되고, 조금이라도 오염된 것은 추가 세척을 거쳐 고품질 자원으로 분류된다.

 

그 결과, 종이팩 재활용은 거의 100%에 가까운 수준으로 안정화됐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김 회장은 “분리배출을 하는 사람을 ‘버리는 사람’이 아니라 ‘관리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같은 메시지를 다른 언어로

협회의 교육 방식은 연령대에 따라 다르지만 메시지는 하나다. “이건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이다.”

 

어린이집에서는 ‘쓱싹쓱싹’이라는 말로 행동을 기억하게 하고, 경로당에서는 부담 없는 생활 실천으로 접근한다. 카페에는 바쁜 현장을 고려한 최소 동선의 분리배출 방식을 제안한다. 이런 방식은 단기간 성과보다 습관의 정착을 목표로 한다.

 

김 회장은 “3살 버릇이 80까지 간다”는 말을 자주 꺼낸다. 그래서 교육은 재미있어야 하고, 기억에 남아야 하며, 무엇보다 다시 집에서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장을 아는 사람이 만든 해법

김은아 회장의 이야기는 늘 ‘왜 안 되는지’에서 시작된다. 카페는 바쁘고, 1인 가구는 20개를 모으기 어렵고, 학생들은 주민센터를 찾을 시간이 없다.

 

그래서 나온 것이 3종 자원 통합 교환, 카페 맞춤 수거 방식, 우체국과 연계한 재활용 구독 서비스 구상이다. 책상 위에서 만든 정책이 아니라, 현장에서 부딪히며 다듬어진 해법들이다.

이러한 시도는 점차 하나의 지역 순환 모델로 확장되고 있다.

 

한 마을이 바뀌면 옆 마을이 바뀌고, 결국 도시 전체의 생활 방식이 달라진다는 믿음. 김 회장은 그 믿음을 숫자와 데이터, 그리고 매일의 반복된 실천으로 증명하고 있다.

 

김은아 회장은 스스로를 ‘큰 일을 하는 사람’으로 말하지 않는다. 대신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정확히 알고, 내일도 반복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이게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이라는 걸 알면, 그게 평생 가잖아요.”

 

회기동의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된 이 실천은 거창하지 않다. 그러나 분명하다. 우리가 말로만 이야기해온 순환경제가 있다면, 그 가장 현실적인 얼굴은 바로 이런 현장에 있다.

 

키워드:업사이클링, 자원순환, 생활폐기물 감축, 고품질 재활용, 순환경제, 동대문구, 환경교육, ESG, 지역순환모델, 김은아, 한국업사이클링공예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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