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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야구장에서 일회용품이 사라진다”

-탄소중립 그린 스포츠, 대전에서 실현된 작은 전환의 시작

[환경포커스=대전] 6월 1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오전부터 뿌린 비로 경기는 취소되었지만, 이 야구장은 평소와 사뭇 다른 풍경을 연출했다. 각 출입구 옆마다 다회용 컵 반납소가 설치되었고, ‘플라스틱 없는 응원’을 외치는 푯말이 관람석 주변을 둘러쌌다. 이날 환경부와 금강유역환경청, 자원순환 관련 기관들은 '탄소중립 그린 스포츠 캠페인'을 통해 일회용품 저감의 실질적 가능성을 시험했다.

 

야구장 내 27개 음식점 중 10곳은 이날 PLA 소재나 다회용기를 활용해 음식을 제공했다. 팬들은 QR코드 앱으로 다회용 컵을 대여하고, 반납소에 컵을 돌려주면 보증금을 환급받았다. 곳곳에서는 어린이 대상 환경 퀴즈, 업사이클링 굿즈 체험 부스도 함께 운영돼 '플라스틱 없는 응원 문화'가 자연스럽게 관람 경험에 녹아들었다.

"스포츠, 가장 강력한 환경 메시지 전달자"

송호석 금강유역환경청장은 “한화이글스와의 협력을 통해 탄소중립 및 자원순환 실천에 대한 구단의 진정성을 확인했다. 이 경험을 기반으로 앞으로 다양한 스포츠 종목과 연계한 환경 캠페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하면서 “단순한 일회용품 저감 행사가 아니라, 스포츠 현장이 국민 환경 의식을 끌어올리는 대표적인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 배경 역시, 이러한 상징성과 실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예산과 의지가 함께해야 진짜 실현"

김호은 전북지방환경청장은 “전북현대는 작년부터 다회용기를 도입한 K리그 최초 사례입니다. 전북청은 관련 예산을 편성해 구단과 푸드트럭 사업자를 직접 지원했다”고 하면서 "단순히 캠페인을 여는 데 그치지 않고, 지자체와 지역 구단이 함께 나서 실질적인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2014년부터 지속해 온 그린스포츠 캠페인을 더 다양한 종목과 협력해 진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구장 확대가 최종 목표이다"

김무성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사무관은 “현재 한화 구장의 27개 음식점 중 10곳이 다회용기를 시범 도입했고, 향후 전 구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람객 반응도 좋아 확산 가능성이 크다.”고 하면서 “초기에는 다소 혼선이 있었지만, 현장 직원의 안내와 앱 시스템을 통해 대부분 원활히 운영됐다”며 “향후에는 앱 예약 단계부터 다회용기 사용 안내를 포함하고, ‘보증금 자동환급’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본, 향후 과제와 전망

이번 대전 캠페인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스포츠와 환경 정책이 접점을 이룬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특히 환경부와 유역환경청이 중심이 되어 정책적 실험을 수행하고, 구단 및 지자체가 실무적으로 뒷받침했다는 점은 단순한 '홍보 행사'와는 결이 다르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정책 실행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다. 전북청이 실제로 예산을 편성하고, 이를 통해 푸드트럭 운영자들이 다회용기를 도입하도록 유도한 사례는 전국 지자체에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또한 스포츠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의 확대 가능성도 열려 있다. 송호석 청장과 김호은 청장이 언급했듯이, 야구에 이어 축구, 농구, 지역 축제, 대학교 체육행사까지 ‘그린 스포츠’ 모델이 확산된다면, 이는 단순 실험이 아닌 사회문화적 전환의 흐름이 될 것이다.

 

다만 운영상 과제도 분명 존재한다. 보증금 시스템에 대한 시민 안내가 부족해 초기에는 다소 혼선이 있었다는 점, 다회용기의 회수·세척에 따른 운영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 등은 해결이 필요한 지점이다. 부스 운영자들도 “환경 취지엔 공감하지만, PLA컵은 일반컵보다 단가가 높고, 손해를 감수하면서는 지속이 어렵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보조금 제도화, 공동 세척시설 지원, 공공 플랫폼 안내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회용품 없는 스포츠, 더 이상 실험이 아니다

대전 캠페인은 일회용품 저감을 넘어, 관람의 방식과 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관람객의 자발적인 참여, 운영자들의 적극적인 협조, 정책 주체의 명확한 의지가 삼위일체로 작동하면서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준 것이다. 이제 과제는 이 성공 경험을 어떻게 확산시키고, 일상화할 것인가이다.

야구장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 지금 이 변화의 바람이 전국의 모든 운동장과 공연장, 축제장으로 불어간다면, ‘일회용품 없는 사회’는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 현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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