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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사회 전환의 첫걸음인가

-국회 토론회, 산업·정부·시민사회 해법을 모색하며 향후 과제 가득
-토론에서는 업계와 시민사회의 현실적인 우려와 제안이 이어졌다.

 

[환경포커스=국회] 8월 2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6간담회실. ‘탈(脫)플라스틱 사회 전환을 위한 1차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주제는 “페트병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였다. 국회와 환경운동연합이 공동 주최한 이번 자리는 2026년부터 시행될 제도를 앞두고 정부, 업계,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댄 자리였다.

 

행사의 첫머리에서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플라스틱 문제를 “국민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유럽연합과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사례를 언급하며,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생수와 음료용 페트병에 재생원료 사용이 의무화될 예정임을 강조했다. 이어 “순환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의 의지와 사회 각계의 실질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며 국회 차원에서 제도적 뒷받침을 약속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맹학균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은 ‘국내외 페트병 재생원료 의무사용 규제 동향 및 사용 현황’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EU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사례를 소개하며, “재생원료 사용은 글로벌 흐름”이라며 한국 역시 공급망 구축과 품질 관리 체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국내 페트병 재생원료 의무사용 쟁점 및 대응 방안’을 통해 제도의 성패가 안정적인 원료 수급과 안전성 확보에 달려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산업계와 정부가 긴밀히 협력해 제도 연착륙을 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산업과 시민사회의 목소리로 유봉준 한국식품산업협회 이사는 재생원료 우선공급권 제도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식품 산업에서 재생원료의 안전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 차원의 인식 개선과 홍보가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학산업계를 대표한 김대웅 한국화학산업협회 본부장은 “이번 의무화는 단순한 규제를 넘어 산업 생태계 전반의 전환을 요구한다”며 해중합 기반의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핵심 해법으로 제시했다.

김홍석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본부장은 공급 측면을 지적했다. 그는 “2026년 이후 예상 수요 대비 공급량은 충분하다”면서도, “관련 업계가 막대한 경비로 생산설비를 했지만 수요가 없어서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경고하며 산업 보호와 시장 안정화 대책을 요구했다.

노우영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 실장은 “보증금제가 시행되면 고품질 원료 확보가 가능하고 회수율도 높아진다”며 독일·덴마크 사례를 들어 강력한 제도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엄미옥 식품의약품안전처 과장은 현재 환경부와 식약처가 함께 운영하는 3중 관리 체계를 소개하며 “이미 인증을 받은 업체 제품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PET 외 다른 재질로 제도를 확대할 계획도 밝혔다.

끝으로 환경운동연합의 유혜인 선임활동가는 “재생원료 사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플라스틱 감량과 재사용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생원료 사용이 면죄부처럼 작동해서는 안 되며, 제도 적용 대상을 모든 포장재로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의 마지막에서 환경부 맹학균 과장은 산업 전반의 전환 방향을 다시 짚었다. 그는 의류·패션 분야의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편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산업 전체가 위축되는 방식이 아니라 전환 과정에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의 한계를 지적하며 “100톤을 투입해도 40톤만 회수되고 나머지는 손실 구조여서 경제성이 낮다”고 현실을 짚었다.

 

보증금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국민 부담과 소상공인의 현실적 우려를 고려해 신중히 접근하겠다”며 연구용역을 통한 제도 설계를 검토할 뜻을 밝혔다. 이어 “식약처와 협력해 고품질 재생 플라스틱을 식품 용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며, 소상공인 현장의 우려와 기대도 정책에 반영할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토론회는 단순히 ‘페트병’이라는 한 품목을 넘어, 한국 사회가 탈플라스틱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첫 단계임을 보여주었다. 정부는 제도의 제도적 뒷받침을 약속했고, 산업계는 기술 혁신과 공급망 안정화 전략을, 시민사회는 감량·재사용 중심의 근본적 전환을 요구했다.

 

결국 공통된 결론은 하나였다.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는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며, 그 성공은 안정적 공급망, 철저한 안전성 검증, 그리고 소비자 참여라는 세 축이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논의는 한국 사회가 ‘탈플라스틱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첫 단추를 꿰는 과정이자,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를 드러낸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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