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포커스=서울] 서울시가 지난해 종로구 인왕산 화재와 같은 산불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산 중에 위치한 배수지 11곳에 소방시설을 설치‧확충해 산행이 많은 봄철 화재예방과 화재시 즉각적인 진화에 총력을 다한다고 전했다.
‘배수지’는 서울시 정수센터에서 생산된 수돗물을 자연유하 방식으로 가정에 보내기 위해 거치는 대규모 물탱크로 한마디로 ‘수돗물 정거장’ 같은 곳이다. 보통 배수지는 단전이나 누수사고 등 재난 상황이 발생해도 12시간 이상 단수없이 수돗물을 가정으로 보내기 위해 고지대에 설치한다.
현재 서울에는 총 226만6,720톤의 수돗물을 저장할 수 있는 배수지 102개가 있다. 이중 산속에 있는 배수지를 대상으로 서울소방재난본부 등 관계기관과의 의견수렴 결과 옥외소화전, 소방펌프 등 충분한 수압이 확보되는 설비 설치가 가능한 11개소를 선정,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옥외소화전 방수 압력은 노즐선단에서 0.25 MPa 이상 유지가 필요해 배수지에서 적정 소방 방수 압력 확보를 위해 소방펌프와 배관실 등이 필요하다. ※ MPa(mega pascal) : 압력을 나타내는 단위
인근 소화전에서 물을 끌어와 진압에 사용하는 도심 화재와는 달리 산 속 화재시에는 물 확보가 가장 어려움으로 떠오르는데 산속 배수지에 소방시설을 설치하면 가까운 곳에서 대량의 물을 끌어 올 수 있어 산불 조기 진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우선 화재 발생 시 피해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양천구 신정배수지를 대상으로 올 하반기 착공해 연내 소방시설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10곳의 배수지는 연내 설계를 끝내고 내년 공사를 시행한다.
신정배수지는 양천구 신정동 등 2개 동, 구로구 개봉본동 등 9개 동에 대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5만톤을 저장하고 있는 대규모 시설이다.
한영희 서울아리수본부장은 “산중 배수지 내 소방시설 설치는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산불 조기 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인 서울 수돗물을 정수센터에서 가정까지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꼼꼼히 점검하고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