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포커스=수도권] 국립환경과학원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솔잎을 이용해 대기 오염도를 측정하는 표준화 연구 기반을 최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납(Pb) 등의 중금속 대기오염물질이 나뭇잎이 호흡하는 과정에서 흡수되고 쌓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특히 2년 이상을 나무에 붙어 있고 계절과 상관없이 채취할 수 있는 침엽 중에서 대표적인 솔잎(소나무 잎)을 활용했다.
솔잎을 이용한 측정 방법은 대기오염도를 알고 싶은 지점 주변의 솔잎을 채취하여 실험실로 옮겨 오염도를 분석한다. 먼저 일정 높이 이상(약 3m)의 1년생 솔잎을 골고루 채취한 뒤에 초저온 상태에서 분쇄하여 오염물질을 측정할 수 있도록 균질화 및 전처리 작업 등을 거친다.
이후 유도결합플라즈마원자발광분광기(ICPAES), 기체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GCMS) 등의 분석기기를 이용해 납을 비롯해 카드뮴(Cd), 크로뮴(Cr),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 등의 오염물질을 측정한다.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은 이번 솔잎 측정 방법이 별도의 측정기기를 가져갈 수 없거나 대기오염측정소가 없어 그간 측정이 어려웠던 지역도 대기오염도의 측정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솔잎 등 생물종을 이용한 환경지표 개발연구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내년부터 일부 지역에 솔잎을 이용한 대기오염도 측정을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등 생물지표를 활용한 대기오염도 측정 연구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유명수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자원연구부장은 “솔잎 시료뿐만 아니라 환경시료은행에 기반한 다양한 생물 환경지표를 개발하고 대기, 수질, 토양 등의 환경오염물질 측정에 생물지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